윤달
임승유
손톱을 깎으면 그늘이 밀려와요
자라나는 것들은 그늘을 거느리죠
눈 밑에 손톱 밑에 지구의 허기 밑에
달은 베어 먹기에 좋고 당신 뒤에는 내가 있어요
거기 식물처럼 길어지는 마음을 가진 아가씨 당신이 무슨 마음을 먹었는지 알아요
당신이 접어서 상자 속에 넣어둔 일들은 그대로 이루어질테니
초콜릿케이크를 먹을 때마다 후회했어요
나는 왜 치즈케이크를 먹지 않은거지 물이 없었다면
바다가 없었다면 염소가 없었다면 공장장이 없었다면 아버지나 디제이가 없었다면
당신에 대해 뒤에서 말할 때 양팔이 생겨나요
숲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는 숲 전체가 이동하는 중이죠 식물들의 발바닥이 찍히고 있는 중이죠
당신은 저만큼 가고 있고 케이크를 떠먹을 때마다 달콤한 스푼은 밀려오고
그러니 아가씨여
마음에 품고 있는 걸 말하지 마요 그대로 다 이루어질 테니